책상 위 미완성 웹 화면과 메모를 표현한 차분한 개념 일러스트
만들어가는 과정을 표현한 개념 일러스트입니다. 실제 작업 화면이 아닙니다.

제 본업은 개발이 아닙니다. 통신 현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프로그래밍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AI와 함께 블로그를 개선하고, 시황을 자동으로 정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영상 자동화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만들고 싶은 것은 많았습니다

만들고 싶은 것은 여러 가지입니다. 그런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반복해서 마주치는 질문이 생겼습니다.

‘이건 어디까지 만들어야 완성일까?’

머릿속에는 원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어떤 기능이 있어야 하고, 결과가 어떻게 나와야 하는지도 생각합니다. AI에게 설명하고, 나온 결과를 확인하고, 원하는 방향과 다른 부분을 다시 수정합니다.

그런데 결과물이 생겼다고 해서 고민이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작동은 하더라도 제가 생각했던 모습과 다를 수 있고, 기능을 갖췄어도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부분을 고치려고 시작한 일이 어느 지점에서 끝나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웠습니다.

AI가 코드를 작성해 줘도, 무엇이 부족한지 판단하는 일은 여전히 제 몫이었습니다.

내가 만족하는 것과, 사용할 수 있는 것

한번은 이런 고민을 이야기하면서 제가 지금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돌아봤습니다. 저는 제가 만족할 제품을 완성하려는 개발자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만들고 싶은 결과가 있고, 그 기준에 맞추기 위해 계속 판단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제가 만족하는 수준과 다른 사람이 사용하기에 충분한 수준은 꼭 같을까요?

머릿속의 정돈된 모습과 아직 채워가는 현재 작업을 나란히 표현한 개념 일러스트
이상적인 모습과 지금 만들어가는 모습을 나란히 표현한 개념 일러스트입니다. 실제 작업 화면이 아닙니다.

저는 사용하는 사람에게 충분한 제품이라면 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막상 결과를 볼 때는 제 머릿속에 그려놓은 이상적인 모습과 비교하고 있었습니다. 말로는 사용자의 기준을 생각하면서도, 실제 판단에는 제 기대가 많이 들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콘텐츠를 고민할 때도 비슷했습니다. 제가 만족하지 못하면 시청자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를 보면서, 그 아쉬움을 결과물의 결함으로 받아들인 부분도 있었습니다.

물론 실제로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원하는 방향으로 작동하지 않는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다만 ‘고쳐야 하는 문제’와 ‘내가 기대한 모습과 다르다는 아쉬움’을 구분하지 못하면, 계속 고치면서도 무엇을 해결하고 있는지 모르게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완성의 기준을 찾는 중입니다

실패를 경험할 기회 자체를 미루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무조건 내놓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제가 원하는 모습과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 사이에서,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타협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직 그 기준을 명확하게 정하지는 못했습니다.

바이브 코딩을 하면서 코드를 만드는 것 외에도 제가 결정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무엇을 만들지, 어떤 문제부터 해결할지, 그리고 언제 이 정도면 됐다고 할지까지요. AI에게 기능을 요청하는 것과 제 기준을 정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었습니다.

이 블로그에는 그런 경험을 남겨보려고 합니다. 잘 만들어진 결과만 소개하기보다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던 부분과 수정하면서 고민했던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방법을 알려주기에는 저 역시 해보는 중입니다. 그래서 우선은 제가 무엇을 만들려고 했고, 어디에서 막혔고, 그 과정에서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부터 써보려 합니다.

첫 글을 쓰는 지금도 ‘어디까지 만들어야 완성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리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다음에 결과물을 볼 때는 한 번 더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지금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실제로 해결해야 할 문제일까. 아니면 내가 상상했던 모습과 다르기 때문일까.